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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글

아버지

by 흐르는데로가보자 2024.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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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버지는 한 성격 하신다.

주위에서 아무도 못 건드리신다.

어디를 가던 그 큰 목소리로 주위를 압도하신다.

그런 아버지가 늙어간다.

치매 초기 증상도 보이신다.

하지만 그 성격은 어디를 가지 않는다.

자꾸 자꾸 설명을 해도...  설명과는 달리 본인 주장만 앞세우신다.

죽을 맛이다.

이제 요령이 생겼다.

아버지와의 대화.... 이제 이성적으로 대화하지 못하지만.... 그냥 수긍한다.

아버지에게 맞장구를 쳐드린다.

그저 아버지 말이 다 옳은것이다.

이렇게 해도 아버지는 다 다시 잊어버리고 같은말을 반복하신다.

그래도 전화통화를 하는 게 위안이 되시나보다.

늙는다는 것... 자신을 잃어버린다는 것이 슬프지만...

이 또한 세월의 흔적일 뿐.... 

슬퍼한다고 더 슬퍼지지 않고.... 무덤덤하다고 더 이상 무덤덤하지도 않다.

오늘도 이렇게 흘러갈 뿐이다.

그의 시간에 나는 조금 흔적을 남길 뿐이다.

그저 그것일 뿐이다.

그의 흔적에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아무리 강한 사람도.... 무너지기 시작하면... 한낱 작은 인간일 뿐이다.

나도 그러할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느껴질 것이다.

세월의 무상함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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