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가을 하늘
오랜만에 가을같은 날씨이다.
하늘은 맑고 날씨도 그리 덥지 않다.
산책하기 딱 좋은 날씨이다.
오늘같은 날은 운동하기도 좋은 온도/습도이다.
정말 오랜만에 이런 하늘을 보는 것 같다.
우리나라의 기후가 요 몇년사이에 너무 많이 변한 것 같은 느낌이다.
여름이야 물론 더워야 맛이라지만, 이제 덥기만 한게 아니라 습하기까지 하다.
우리나라 도시중 가장 더운 도시를 하나 꼽자면, 대구를 꼽는 사람이 많다.
우스개소리로 '대프리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아프리카사람들은 이를 용납하지 않는다.
아프리카는 더울때 45도까지도 올라가지만, 습도가 높지는 않다고 한다.
그래서 그늘에만 있으면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대프리카는 그 더위에 익숙한 아프리카사람들도 견디지 못하는 분지 특유의 습도가 있다고 한다.
그 습도를 이기지는 못하겠다. 더럽게 덥다고 느낀다고 하였다.
근데 이제 우리나라 전역이 그런 대프리카의 날씨를 닮아가고 있으니, 살아가기가 쉽지가 않다.
특히, 한낮에 운동이라도 할라치면 가만있어도 땀이 줄줄 흘러 탈진한다해도 이상할 게 없을 정도이다.
저 멀리 L타워가 보인다. 내 눈으로는 선명하게 보이는데 카메라는 그 장면을 제대로 닮지 못하는 듯하다.
내 폰카메라가 별로인가 보다.
사람의 눈이 어느때는 색감을 느끼는 정도가 더 정확하다.
카메라는 화이트밸런스를 맞추어야 어느정도 사실에 가까운 색감을 표현할 수 있으니 말이다.
한동안 놀러갈때 찍새를 자처하던 때가 있었다.
왠지 내가 찍어야 잘 찍을것 같고, 이 장면을 결코 놓쳐서는 안된다는 사명감이 있었다.
그래서 아무리 풍경좋은 곳에 가더라도 그저 인터넷상에 떠도는 사진같은 내 카메라를 통해 보는 풍경밖에 보지 못하던 때가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이었는지 모르겠다.
그 순간을 기록하는 일도 중요하겠지만, 그 풍경을 즐기고 그 분위기를 느끼는게 여행인데.
그 좋은일들은 다 제쳐버리고 그저 사진을 남기는데만 급급했으니 말이다.
목적을 몰라서 그런 행동을 했던 것 같다.
그저 여행을 가는게 목적이었고, 즐기고 느끼는게 목적이 아니었던 것 같다.
삶도 마찬가지이다.
어느것에 목적을 두느냐에 따라서 삶이 달라진다.
나의 삶의 목적은 무엇일까? 돈 많이 벌어서 잘살기. 가족들과 잘먹고 잘살기. 여행가기(내가 여행을 좋아하긴 좋아하는게 맞는지도 사실 요즘 좀 의문이다)
젊은날은 달리기 바빠서 생각을 못했다 하더라도, 이제 나이가 조금씩 먹어가면 주변의 풍경도 바라보고 내 삶의 풍경도 바라보아야 할 나이가 되가는 것 같다.
내 주위를 돌아보면 내 삶의 흔적의 자취, 모습이 보일테니 말이다.
지혜는 없지만 삶의 여유는 찾고 싶다.
무엇을 이루려고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 자신을 돌아볼 시간은 반듯이 필요하다.
너무 정리할게 많아지기 전에 틈틈이 정리해보는 것도 나중을 위해서 좋은 방식일 것 같다.
하늘을 바라보며 여러가지 생각에 잠긴다.
이 잠깐의 여유로움이 이제는 너무 행복스럽다.
보여주기보다는 느끼는 데 더욱더 신경을 써야겠다.
내 삶을 느끼면서 천천히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