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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글

부친상

by 흐르는데로가보자 2025.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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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다가왔다.

물론 어느정도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뜬금없었다.

잘해 드리지 못한 죄송한 마음.

할 수 있는것도 못하지 않았나 하는 자책의 마음.

모든것이 뒤섞여 있었다.

아버지에 대한 원망은 이제는 없어져 버린지 오래다.

어렸을적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썩 좋지는 못하였다.

하지만 아버지는 아버지의 역할을 놓지는 않으셨다.

우리를 키우셨고, 정서적으로는 모르지만 경제적으로 뒷받침을 해주셨다.

지금 아버지인 내가 볼때는 정서적인 부분은 나도 하지 못하고 있다.

그 시절의 어려움 탓이었을까?

물론 사람이 만들어간다. 어느 유명드라마의 대사처럼....

관식이 내가 너가 아니어서 그냥 달랐던거라는 말처럼.....

아버지가 조금만 더 부드럽고 본인은 놓으시고 다가오셨더라면이라는 부질없는 생각도 해보지만...

반대로 나는 왜 아무것도 놓지 못하고 버티고 버티었을까라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

나의 자식들이 나를 바라보는 시각 또한 별다르지 않으리라는 슬픈 느낌!

아버지보다야 더 친근하고 가정에 충실하지만, 지금의 우리시대의 상황은 또 다르지 않는다 말이다.

결국은 다른 모습이 아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좀 더 잘했으면 좋았으련만.... 시간은 덧없이 흘러갔고... 이 지경에 이르렀다.

한번이라도 진지한 대화를 했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많은 시간 그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과연... 제대로 된 대화를 해보았을까 라는 생각....

내가 하던 아버지가 하던 그 누군가는 했었어야 할 그 과정....

아버지는 가셨고, 이제는 미련만이 남아있다.

후회라는 사치스러운 감정도 없고, 그저 미련만이 남아있다.

다시 그 시간으로 돌아간다 할지라도 잘할 자신은 없다.

다시 어그러진 시간들을 공간들을 되돌릴 수 있을 자신이 없다.

난 오늘도 이렇게 그 시간을 살아간다.

언젠가 후회할 지 모르지만, 그렇다고 어쩔 수 없는 시간들....

패배자의 넋두리일지도 모르지만....

그 시간은 그렇게 흐르고야 만다.

어쩔 수 없다고, 어쩔수 없다고 몇번이고 되뇌이기만 한다.

고생하셨어요!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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